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세월이가면

더불어1 2014. 2. 4. 10:52

세월이 가면 (박인환1926-1956)

 

 

지금 그 사람은 잊었지만
그 눈동자 입술은

내 가슴에 있네.


 

바람이 불고
비가 올 때도

나는 저 유리창 밖

가로등 그늘의 밤을 잊지 못하지.


사랑은 가고 옛날은 남는 것
여름날의 호숫가

가을의 공원
그 벤치 위에

 

 

나뭇잎은 떨어지고
나뭇잎은 흙이 되고

나뭇잎에 덮여서

우리들 사랑이

사라진다 해도


지금 그 사람 이름은 잊었지만
그 눈동자 입술은

내 가슴에 있네.
내 서늘한 가슴에 있네.

 

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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